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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상반기 주제 기획전-퇴적된 유령들 The accumulated gh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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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명 김윤수 김윤경숙 김원진 이규식 이수진 조소희 편대식
  • 전시기간 2019-03-22 ~ 2019-06-09
  • 전시장소 대청호미술관 전관
  • 작품수 50점
  • 관람료 0원

전시개요



"인류세" 라고 부르는 현시대 지질학적인 시대에서의 지층(퇴적층)은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화석(technofossil)으로 형성되고 있다. 급속한 자연환경 파괴와 기후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지층을 천년 뒤 미래의 인류는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과연 인류는 언제까지 존재 할 것인가?

 

36억년의 지구의 긴 역사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쌓인 물질의 층상의 차이로 시대를 구분하고 그 당시의 지리적, 지형적 환경을 유추해낼 수 있는 지층과 같이, 과거로부터 동시대까지 예술가들이 생산해낸 작품과 행위, 몸짓들은 미술 역사의 중심 또는 언저리에서 퇴적되거나 떠도는 유령과도 같을 것이다.

 

<퇴적된 유령들>전은 가볍고 연약한 물질들, 혹은 쉽게 소멸되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것들을 기반으로 노동집약적으로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는 작가들을 조명한다. 가늠하기도 힘든 긴 시간과 노동으로 응축된 그들의 작업은 자연’, ‘기억’, ‘사회’,‘치유등 시대를 비추는 언어들이 내재되어 있지만,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체, 절제되고 추상적인 이미지 혹은 비언어적인 형태로 발현한다. 시간의 층위 속 이 고요한 침묵은 우리에게 깊은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 전시는 개관 15주년을 맞이한 대청호미술관이 조사, 연구, 전시, 아카이브 등 뮤지엄으로써 기본 역할들, 미술지층(미술사) 역할을 해왔는지, 그 역할이 필연적인 것인지에 대한 물음도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작가소개

김윤수

김윤수는 오랜 시간과 자기수행의 방식으로 현실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시공간의 경계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지속해왔다. 최근에는 깊은 사유와 성찰을 바탕으로, 자연의 현상 속에서 인간의 유한한 삶과 만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을 섬세한 심상으로 포착한다. <바람이 밤새도록 꽃밭을 지나간다> 는 늘 변화하는 바람의 시간의 결을 응시한다. 바람의 모든 것이 오고 머물다 지나간 자리처럼 바람 드로잉을 360장 인쇄하여 쌓아 올리거나 아코디언 형태의 종이 위에 그리고, 그 옆에 드로잉을 꽃이 핀 평원을 드로잉한다.

 

김윤경숙

김윤경숙은 개인의 비극이 단지 개별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의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음을 시사하며, 선긋기 혹은 바느질, 비닐테이프 붙이기와 같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은폐, 망각되어가는 개인-사회의 관계를 다시 되돌아보게한다. 비닐테이프, 실 등 얇고 일회성이 강한 오브제에는 붉은색이 등장한다. 이 색은 작가의 유년시절의 한 경험에 의해 각인된 상징적인 색이자, 사회 저변에 깔린 상흔들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색이다. 샹들리에 유리장식에 붉은 선을 촘촘히 채워 넣은 <그날>과 붉은색 테이프로 벽면을 감싸고 다시 뜯어 원상태로 돌리는 과정을 기록한 <망상의 침몰> 속의 반복적인 행위는 개개인 삶의 상처에 대한 위로이자 또한 시대의 아픔을 망각하지 않겠다는 시대를 향한 외침이자 의식이다.

 

김원진

김원진은 시간이 흐름과 상황에 따라 변이하는 기억의 속성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겹겹이 쌓는 드로잉이나 조각적 형태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본 전시에서는 2년 동안 모은 자신의 기록물을 태운 재를 밀랍과 섞어 책 판형으로 떠낸 <깊이의 바다>를 바닥에 타일 형태로 설치하고, 그 가운데 자신이 수집한 책을 태운 재와 석고를 섞어 층층이 쌓아 올린 긴 형태의 <너를 위한 광장>을 1전시실 중앙에 설치한다. 이 일련의 과정들은 재로 변한 기록이 모두 소멸하여도 그 내용은 기억이라는 의식으로 남을 수 있으며, 이 수많은 기억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각되고 사라지지만, 다시 새로운 경험을 통해 결합하거나 재생산되면서 새로운 연대기로 형성됨을 상징한다.

 

 

이규식

수행적 태도를 기반으로 삶 속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형태의 집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이규식은 본 전시를 통해 대청호미술관 1층 로비 전체를 글씨로 채운다. 과거에는 건물의 유리창, 계단 난관 등 일상의 평범한 장소 일부분을 문자드로잉으로 빼곡히 채우고 그 흔적을 관람객이 우연히 발견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약 한 달 동안 미술관 로비 1층의 유리창, 벽면 등 건물 내부의 시설을 비롯하여 이 전 전시에 썼던 사인물, 파티션, 액자까지 현 상태 그대로 변형하지 않고 빈틈없이 꼼꼼하고 정갈한 문자쓰기로 덮어버린다. 이러한 반복적인 노동의 행위에 작가의 예술적 사유가 미술관 과거 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쌓여 한 겹의 지층으로 혹은 새로운 연대기로 형성된다.

 

 

이수진

이수진은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공간이 함축하고 있는 시간성과 서사성을 기반으로 하여, 개인과 집단의 기억공간과 그 정서성을 주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폐유리, 나일론 실 등과 같은 물질들은 산업화 사회에서 부스러져 나오는 잔여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는데, 이번 전시 출품작 는 청계천 주변에 있는 트로피 수공상점이나 유리 가게 등에서 제작하고 버린 자투리 유리들을 수집한다. 청계천은 급속한 산업화로 변화의 진통을 앓은 서울의 모습을 단적으로 비추는 거울이자 지층의 한 단면이다. 그곳에서(그 곳에서) 작가가 수집한 유리 조각은 그 역사의 증거이자 화석과 같다. 이 발굴한 화석을 모아 재조합하여 새로운 공간에 이주하여 새로운 환경을 조성한다.

 

조소희

조소희는 그동안 휴지, 거즈, 실과 같이 가볍고 유연성을 드러내는 성질을 가진 일상의 오브제가 예술가의 사유와 태도가 결합하였을 때, 발생하는 의미와 에너지에 주목한다. 이번 출품작 은 ‘where’ 시리즈의 하나로 한 가닥 실이었을 때 연약하고 가느다란 물질이 반복적인 뜨개질 수작업으로 엮여 넓은 공간을 채우며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내고, 고요한 시간의 층이 켜켜이 쌓인 무게가 느껴진다. 이는 거대한 세상을 향한 미미한 목소리들이 모여 견고한 하나의 외침이 될 수 있음을 상징하기도 한 다.

 

편대식

편대식은 종이 그리고 연필이라는 회화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면을 분할하거나, 선의 반복적인 배열하는 등 화면 안에서의 조형적 탐구와 실험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작 <순간>은 2017년 약 1년 동안 연필로 흑백의 선을 가득 채운 대형회화이다. 이 검은 회화를 통해 작가는 그 순간의 흔적을 작업에 치열하게 남겨 존재와 인식에 대해 되묻는다. 또한 이 작품은 2014년 리모델링을 통해 껍데기를 한번 벗겨낸 미술관 1전시실 벽을 감싸면서 새로운 벽면을 형성한다. 작가는 관람객이 흑연으로 채워진 흑경(黑鏡)과 같은 표면에 자기 자신을 비춰보거나 시각이라는 감각의 불완전함을 통해 공간감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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