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EONGJU MUSEUM OF ART 전시

지난 전시

홈 전시 지난 전시
기획전
안유리Yuri An : 항해하는 말들 Sailing Words Sailing Words
대표이미지 보기
닫기

전시
안내

  • 작가명
  • 전시기간 2015-12-03 ~ 2015-12-13
  • 전시장소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전시개요

2015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했다. 이에 올해 9기 작가들의 전초 전시로서 선보였던 ‘워밍업전’은 어떻게 개개인의 코드와 미적 언어들을 하나의 전체성으로 풀어낼 것인가가 관심이었다. 그 후 작가들의 작업을 풀어내는 전문 어드바이져 워크숍을 통해 그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에 좀 더 개인 작업에 집중하는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는 스튜디오에 체류하는 동안 기존 자신의 방법론을 어떤 방법과 의미들을 새로이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개별 스튜디오에서 전개하는 독특한 아이디어들의 기록과 실험적인 날 것의 이미지, 불완전한 예술적 의미, 모호하고 불편한 상황들을 전시장에 잠시 머무르며 그런 첨예한 문제들을 관람객과 나눈다. 이에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우리에게 현대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통해 동시대의 미감에 대해 교감을 나눈다.

이에 열 번째 안유리의 영상매체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안유리는 그간 자신의 추구하는 담론을 중심으로 텍스트, 영상, 사운드, 출판 등의 다채로운 매체를 중심으로 즐겨 표현하는 작가다. 그녀의 작업의 중심에는 자신에 둘러싼 생성으로서의 역사, 과정, 그것들과 기인하는 장소, 특별한 관계, 시간 등 부유하는 기표를 내포하며 하나의 표층으로 발현된다. 이렇데 그녀는 분절된 시간을 사건과 의미로 엮어 그녀의 말이 되고 사물이 된다.

안유리의 작업들은 면밀히 보면 시간의 개별화된 분절들을 엮는다. 다시 말해 각각의 층위로서의 삶들, 사건, 환경, 영토, 상호 주관성 등등 표상된 영속적인 모든 의미에 깃들어진 언어들을 발견하는 것에 흥미롭다. 특히 자신의 삶의 기조로서 떼어놓을 수 없는 할머니와의 모든 교-감은 할머니의 세상-가르침-되기의 범주로 어떤 말과 감각, 세상과 소통하는 사유체다. 이에 그녀는 미세하게 진동된 시간의 주름들 그리고 다시 자신에게 혹은 어떤 세계에 파장으로 되돌아올 일련의 주제와 소재들을 즐기며 부단히 해석한다. 하여 이 소통하는 모든 것들은 그녀의 몸-모나드에서 우발점으로 솟는다. 어쩌면 이 우발점은 안유리가 세계를 보려하는 어떤 사건과 해석 사이의 '빈 칸'이며 잠재태며 아주 천천히 그 시간들을 기록하는 질료며 아카이브다.

또 안유리의 작업들은 어떤 독특하고 특별한 경험에서 시작된 내래이션이다. 이 자신의 설화들은 여러 개의 사건과 시간으로 미세하게 분절되고 과잉되었다 다시 안유리식의 함축된 언표로 포착된다. 하여 이런 그녀만의 분절 솔루션은 여러 작업 계열로 나뉘며 작품화로 지시되는데, 자신의 시간의 주름을 언표의 숨으로 엮은 텍스트 「깍(Writing on the Edge)」, 이주하는 자신의 몸과 모든 의미의 충돌을 은유하는 서사적인 사건(하멜의 표류)으로 만든 영상작업 「유동하는 땅, 떠다니는 마음: 테셀에서 제주까지(Floating Land Drifting Heart: From Texel To Jeju)」, 그 한없을 자신의 여정을 바다라는 잠재성에 다층적인 신화와 주술적인 언표로 은유한 「추수할 수 없는 바다(The Unharvested Sea)」의 작업으로 지속된다.

이에 이번 안유리의 작업들은 좀 더 개인의 주관과 시간적인 것에 몰두하며 우리가 역사적이라는 객관적 시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표상화된 동일자적 주체가 만든 패턴들, 권력들, 그 동일성에 틈을 내고 사건의 씨앗을 심으며 안유리식(式)의 내래이션을 기록한다. 하여 작업들은 우리의 의식에 암암리에 깔고 있는 돌 같은 객관의 신념과 본질의 차원 바깥에 지시할 수 없는 유연하고 두께 없는 시간으로 조각해 무엇이 시의 언표인가, 또 무엇이 이토록 아름다운가를 사유케 한다. 안유리는 그녀 자신 이전의 선험적 구조들, 또 경험에서 발견된 유무형들, 시간의 현상들, 표면과 마찰하는 환각들을 음미하며 그녀 자신의 문(文)-화(畵)를 만든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작가노트
이 도시에서 오래된 책이 태어났다.
본래 두 권으로 만들어진 책의 한 권은 이국의 도시로 떠난 지 오래이며
또 다른 한 권은 이미 사라져 더는 행방을 알 길이 없다.
남겨진 문장들 속에서 사라진 문장들을 더듬는다.
문자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자리, ‘체(體)’. 그 자리에 따라 생성되는 파동, ‘용(用)’.
애초부터 이 책은 말들이 떠나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사라지기 위해 태어난 말들. 하지만 볼 수 없는 것들에 이름을 붙여 잠시 우리 앞에 세계를 그려내는 불빛.
내게 ‘체(體)’와 ‘용(用)’은 떠나간 말들이 남겨놓은 그림자를 좇아
환등(幻燈)의 세계로 항해하는 말들이다.
언젠가 사라져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던 빛의 말들이다.
항해하는 말들에 부쳐
2015, 겨울
안유리

작가소개

 

부대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