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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9기 입주 작가 14명이 입주 기간 내에 제작한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2025년 7월 31일부터 12월 31일까지 7회차로 나누어 진행한다. 본 전시는 릴레이 개인전 7회차로 강지윤 작가의 전시《감은 눈꺼풀의 뒷면에서》이다.
[작가노트]
보통의 전시장에 있는 선명하게 빛나는 이미지들 - 가장 명료한 상태로 자신의 몸체를 고스란히 내보이는 것들은 여기에서의 ‘보깃거리’는 아니다. 나는 그보다 이전, 혹은 이후에 있었던 것들, 혹은 있게 될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가령 선명한 이미지가 지나간 이후에 남은 얼룩 같은.
만약 당신이 어린 시절, 쏟아지는 빛을 눈에 가득히 담았다가 눈을 감은 후, 눈꺼풀의 뒷면에 남겨진 얼룩의 모양에 심취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어두운 것 같기도 하고 밝은 것 같기도 했다. 윤기나는 초록색이나 갈색의 탄 듯한 자국 같기도 했고, 전혀 아닌 것도 같았다. 굳이 말하자면, 그래, 그 모든 것들을 빗겨나는 것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당신은 전시장에 들어서서 본 것이 거의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영상은 천장 움푹 파인 곳에 가려져 있거나, 거의 움직이지 않는 영상을 지루하게 보여준다. 그나마 가장 볼 게 많은 작업은 한 회 재생이 끝나면 마치 고장이라도 난 듯, 긴 암전의 휴지를 갖는다. 눈에 보이는 의미는 무력해지고 뾰족한 통각만이 손끝에 남는다.
대신 당신은 이런 얼룩들을 볼 수 있다: 방금 전까지 빛났던 스크린의 텅 빈 몸체, 이미지의 투명한 허물, 먼지처럼 내려앉은 열기, 가만히 누워 뭉그러진 이미지를 올려다보는 사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호한 기억, 반사된 빛이 잠시 반짝이거나, 혹은 이미 사라진 빛이 미련처럼 남긴 흔적.
당신의 눈이 어둠에 순응하길 기다리면, 여기에는 여전히 많은 것들이 있다.
강지윤 작가는 주로 설치와 영상 매체로 작업한다. 최근에는 맹점, 양안시차, (흐릿한)초점, 역상과 같은 시각적 오류 현상에 빗대어 ‘본다’는 행위의 근원적인 역설을 살피고, 시각적 맹신의 바깥에 존재하는 것들을 상상하며 작업한다. 이는 우리가 [본다는] 지각 행위에 매몰되어 간과하는 것, 혹은 그 전제 자체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 믿어 의심치 않는 것 너머에 [볼 수 없는 영역으로] 비워져 있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감지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