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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다시 태어난 조선시대 화가들
대청호미술관 28일까지 화가의 초상화 展

2010년 02월 03일 (수) 20:53:43 지면보기 8면 이지효 기자

조선시대 화가들이 현대작가에 의해 다시 탄생했다. 청원군립 대청호미술관은 화가의 초상을 주제로 조선시대 시대를 풍미했던 화가들을 현대 작가의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전시를 하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지난 해 10월부터 12월까지 했던 전시로 지역에서도 조선화가들의 초상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1세기 미술학자가 그려낸 한국미술사와 21세기 화가가 상상한 조선화가의 초상이 한자리에 어울리는 자리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화가의 초상전 주인공들은 신사임당(1504-1551), 공재 윤두서(1668-1715), 표암 강세황(1713-1791), 단원 김홍도(1745-1806)이후), 추사 김정희(1786-1856), 호산 조희룡(1789-1866), 낭간 죽향(19세기 전기), 부용 김운초(1812-1861), 고산자 김정호(1804-1866) 등 9인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화가이자 현모양처로서 귀감을 사고 있는 신사임당과 조선말 기생출신이지만 예류에 자질을 지녀 서화로서 이름을 떨쳤던 죽향이 정종미 작가에 의해 묘사됐다. 두 여인은 세속적인 인식을 반영해 단아하고 정숙한 이미지와 화려하며 우아한 모습으로 재현됐다.

조선후기 실학 및 서양학문에 조예가 깊었던 진보적인 학자이자 서화가인 윤두서의 자화상은 동양의 전신성과 서양의 입체감을 동시에 추구한 명화이다. 임영선 작가는 공제가 그린 자화상을 캔버스에 유채로 재현했다. 하단에는 윤두서가 살았던 전라도 해남의 고택을 묘사했다.

김홍식 작가는 강세황과 김정희를 그렸다. 강세황은 18세기 중후반 진경산수를 비롯해 풍속화, 인물화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김정희는 실학자며, 추사체로 유명한 다양한 서체와 중국 문인화풍을 한말에 유행시켰던 화가다. 김홍식 작가는 이 두 화가의 기존 초상화를 참고하면서 그들이 그렸던 서와 화를 배경으로 넣어 고풍스러움을 더했다.


조선후기 풍속화의 대가이자 산수화가였던 김홍도는 이정웅 작가가 그렸다. 역사적 기술과는 무관하게 작가적인 해석에 의존한 초상화이다. 소박한 차림이지만 강인하고 건장한 체구에 전면을 향해 붓을 들어올린 모습이 김홍도의 화업에 대한 당당한 열정을 직설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 작가는 붓의 섬세한 표현으로 잘 알려진 이정웅 작가와 동명이인으로, 보는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조선말 중인화가로 명성을 날렸으며, 특히 매화그림에 뛰어났던 조희룡은 석철주 작가가 그렸다. 조희룡의 회상 Ⅰ·Ⅱ는 어느 화가의 그림에 등장한 바 있는 조희룡의 모습과 조희룡이 그린 매화그림을 오버랩시켰다. 특히 대련이라는 옛 서화폭 형식을 의식해 두 화폭에 색을 차별하되 한 인물이 마주하는 형식을 취했다.

오은희 작가는 견에 니금으로 부용과 김정호를 그려 김정호의 뒷모습과 부용의 앞모습을 절묘하게 배치해 부용이 생각하기에 자신의 뛰어난 미모를 바라보는 것으로 뭘 봐라는 질문을 던지듯 도도한 자태로 바라보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용의 저고리에 뭘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진준 작가는 화가의 초상에 참여한 작가들을 인터뷰를 영상에 담았다. 각각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지만 관람객들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작가들은 관람객과의 소통을 위한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초상화는 전통적인 규범과 형식을 따라 원본에 충실해야만 하는 장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가의 창의력이 발휘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원본에 충실해야 하는 족쇄에서 자유로운 오늘의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옛 화가의 전신사조를 드러내 보인다. / 이지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