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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불을 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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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9-04-12 오후 6: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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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연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기 작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기(2008-2009) 작가로 입주생활을 했던 지난해는 3, 4회 개인전과 기획·단체전을 준비하며 분주하고 정신없었던 시간들이었다.

많은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여유와 고정된 수입 없이 작업을 하는 것은 몸과 마음을 고단하게 하고 소극적으로 자신을 가두는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중 하나이다.

그러나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담은 작품을 창조하고 표현해 내는 것은 커다란 희열을 느끼게 한다. 또 그 희열이 관객과의 교감으로 이어질 때 작가로서 자신에게도 긍정적 경험과 많은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청주시가 지원하는 창작스튜디오는 무엇보다 작가에게 공간이라는 절실함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 어떤 경제적 지원보다 작가가 순수하게 창작을 위해 몰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의식주처럼 기본적으로 필요한 무엇이다.

평소에 작품구상과 스케치만 해오던 스케일이 큰 작업을 여기서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과 동료 작가들과 학예연구사들과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긍정적인 공간임에 틀림없다.

본인도 스튜디오 생활은 두 번째 개인전을 마치고 불안해 보이는 내 안에 구조물을 다시 허물어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또 다른 시작점으로 '그녀의 방' 3부작 중 첫 번째 전시를 할 수 있었고, 외부 전시기획자들에게 오픈되어지는 기회를 얻게 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게 되었다.

다음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자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한다면 우선 지방이라는 지역적인 한계점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함이다. 스튜디오 작업만큼 중요한 것이 전체 미술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정보력과 의사소통이다. 환경적인 '고립과 단절'이 아닌 주류에서 벗어난 고립감을 대신할 무언가를 제시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또 문화 행정의 일환으로 스튜디오가 운영되다보니 작가들의 작업성향이 다양해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점이 간과되기도 했다.

추구하는 작업 스타일이 다르고 문제인식에 대한 견해가 다른 이들과의 의견충돌도 작업에 불필요한 요소를 제공하는 부분이다. 스튜디오라는 공동 공간에서 철저한 개인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의견조율이 필요하다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간 소그룹 활동이나 토론회를 통한 시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에 대한 지원을 좀 더 늘리고 작업에 대한 창작 욕구를 가늠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선별과정에서 충분한 인터뷰를 한다면 작가들이 어떤 생각으로 입주하는가가 분명해 질 것이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실질적인 관리를 맡아하는 학예연구사는 스튜디오 지역연계 행사와 워크숍, 오픈스튜디오, 학술행사등 기본적인 운영 프로그램과 입주 작가 16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외부 기획자와 전문가들에게 노출시키고 연결해주는 매니지먼트 역할도 하고 있다.

역량 있는 작가와 좋은 작품들을 홍보함으로써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를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족한 인력이 감당하기에는 일이 너무 많다. 학예연구사들은 과다한 업무량을 소화해야하는데 작가들과의 교류만이 아니라 각 종 서류들, 작가의 매니지먼트 사이에서 많은 고충을 느낄 것이다. 동시대의 미술현장을 잘 읽기위해 현장답사와 미술전문 비평가, 전시기획자들과의 교류가 필요하고 작가들의 다른 지역 활동에도 참석을 해야 한다. 또한 작가들의 외부 전시 관람이나 실질적인 휴일과 휴관일 조차 없는 실정이기에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시스템화 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청주 시민들을 위한 문화행사나 좋은 작품을 교류할 수 있는 국제 교류전을 기획하고 전시하는 일 등 부족한 인력과 예산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3월 스튜디오 계약이 끝이 났다. 또 다시 낯선 공간으로 옮겨지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에 약간은 긴장되고 설레기도 한다. 다수의 작가들은 이곳의 경험을 계기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 새로운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각자 어떤 작업을 하던 자신을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