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제5기입주작가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전시는 그간 작가들의 입주기간동안 제작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스튜디오와 외부에서 진행된 전시 및 개별프로젝트 등을 정리하여 전후 작가의 향방을 보여주는 전시로 보여준다. 손솔잎의 작업들은 두터운 종이의 올을 긁거나 두드리며 이미지를 재현해낸다. 그녀의 작업들은 종이의 유연함과 동시에 촉각적인 마티에르를 살려내고 있으며 독특한 여성적 감성으로 재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조각조각 만들어진 화면은 하나의 화면으로 분할되고 섞여져 전체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은 그녀만의 독특한 자연관에서 발생되는 범주에서 해석할 수 있으며 시각적 이미지에서 촉각적 이미지로 이행하려는 단서로 읽혀지고 있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새로운 종 (種)-동물을 그리기로 했다. 동물이라고 불리는 각각의 특징들은 사물 본질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하여도 실질적으로 표현할 때는 나의 시점으로 재해석되어 버리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결국 지극히 개별적인 사물로 표현 되어 버린다. 또한 그들은 개별적이긴 하나 평등하지도 않다. 타인에 의해서 쉽게 규정되고 단정 지어진 개체들은 적당한 정보수집에 의한 뒤 화석처럼 굳어져 적정선의 명칭으로 분류된다. 나는 멸종하는 희귀동물 혹은 소수의 존재를 그려 흔적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다. 동물에게 위안과 평안을 찾고 있는 현재의 나는 그들과 유기적인 공존을 지향하고 싶을 뿐이다. 한지에서 배어나오는 색률(色律)의 우아함, 뜯어내기를 통한 예리하고 거친 물성들,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가시 같은 반복적 무늬가 어우러져 그들이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멈추어주길 바란다. 이토록 개별적인 존재들을 나는 조금 더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그들은 나를 통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날지도 모른다. 익숙하지만 낯선, 때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재구성된 ‘새로운 종’ 으로 말이다./손솔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