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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나 Lee You Na, 오헬리앙 뒤센 Aurelien Duchesne : Loop Around Loop A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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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명
  • 전시기간 2014-03-06 ~ 2014-03-16
  • 전시장소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전시개요

이유나 & 오헬리앙 뒤셴 : 순간의 연속

형태는 모든 기능적 개념이나 혹은 내포된 철학적 개념을 배제한 순전한 시각적 요소에서 시작한다. 우리 주위에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러한 파편적이며 임시적인 것들의 형태는 작가의 눈에 특별한 것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 유나작가와 오헬리앙 뒤센작가의 관심은 이러한 형태에서 시작한다. 정형화되고 실용적인 단계를 거치지 않은 혹은 제 본래의 기능, 최초의 의미를 상실한 버려지고 찢겨진, 환경에 의해 변형되어 나뒹굴고 있는 주위의 모든 형태들은 그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대상이였다. 그리고 선별과정을 거친 선택된 요소들은 작가의 작업행위을 통해 새로운 조합을 이루며 하나의 총체적인 오브제의 형상을 이룬다.

어원적으로 오브제는 라틴어 오브젝툼 (objectume : Chose placee devant, Larousse) 에서 유래한다. 사전적 의미로 우리 앞에 놓여진 어떤 것이다. “놓여진” 여기서 오브제는 스스로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해 제시된 무언가를 뜻한다. 그리고 오브제를 <행위와 인간사이의 어떤 중개자>라고 말한 롤랑바르트의 말과도 연관된다.
롤랑바르트는 오브제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에서 < 하나의 오브제는 늘 그 기능과는 독립적 의미를 지니며 인간의 어떠한 생각을 전한다. (...중략) 하나의 기표(signifiant)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기의(signifie)를 갖는다. 하지만 여기서 기의는 단지 그것들의 소통 안에서 정보를 전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또한 다르고 반대되고 대조되는 체계적 시스템을 구성하기도 한다.> (Roland Barthes, <<Semantique de l’objet>>, L’aventure semiologique) 라고 정의 한다. 여기서 우리는 오브제는 단순히 형태를 띤 모든 실물만을 가르키는 것이 아닌 표면적인 리얼리티의 재현을 떠나 어떠한 추상적 혹은 상상적 원리로 제시된다는 의미를 포착할 수 있다. 

작가에 의해 선택되어진 순간적이며 즉흥적인 형태들은 그들의 작업행위를 통해 우리 눈앞에 새로운 오브제의 조합로 나타난다. 작업에서 Super8 영사기 또한 도구의 의미로써의 하나의 기능적 장치에서 벗어나 한 공간 안에서 또 다른 오브제로 나타난다. 영사기의 구성요소의 필름은 설치구조 안에 배치되어 검은 띠모양의 모습 자체를 드러내거나 그 움직임이 한 공간안에서 시각화된다. 둥글게 감기는 필름의 형태와 구형의 오브제들 그리고 크게는 오브제들의 설치구조안에서 이러한 형태는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시작점과 끝나는 점이 만나는 이러한 곡선의 형태는 장소를 제한하면서 그 범위 안의 어떠한 형상이나 오브제를 고립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법이다. 하지만 이 제한된 공간이 이들을 부동화 시킨다고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오브제들 간의 총체적 구성 안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하고 있는 일종의 모색과 탐험을 예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super8 영사기의 작은 구멍에서 나온 빛은 어둠 속을 가로지른다. 그리고는 세워진 여러개의 아크릴 판에 의하여 그 본연의 방향에서 이탈하여 사방으로 분산되고 팽창하여, 마침내 둥글게 둘러 싸고 있는 여러개의 스크린에 반복되는 영상으로 나타난다. 원의 구조는 주위의 환경과 단절시키면서 구조로 하여금 그 자체 내에서 휘감기도록 강요한다. 경계를 짓고 고립시키는 구조이지만 또한 이 구조는 운송수단이다. 그에게 남아 있는 작은 영역 속에서 조그만 산보를 하는 것을 안내한다. 이러한 오브제들의 구조적인 작용은 또 다른 작업에서도 볼 수 있다. 영사기에서 나오는 빛의 형상은 거울 안으로 수축되어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단순히 갇혀 격리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빠져나가는 형상이다. 여기서 빛의 형상은 거울이라는 중개를 통하여 결합하고 다시 그 구조 속에서 사라지려한다. 그리고 동떨어진 어딘가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거울은 변형자가 아닌 마치 무한으로 사라지는 서커스의 커튼처럼 작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밀폐된 공간은 동시에 무제한적인 공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제한적 공간안에서 작가의 작업 유희가 기다리고 있다. 착시 현상이 아닌 착인식현상 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들의 의도는 오히려 <논리를 만들어내고 그에 따른 의미를 찾아가기보다는 부조리에 따른 형태를 찾아간다>라고 했다. 작가에 의해 정해진 구조와 오브제들은 다시 우리의 행동과 시점을 조종한다. 앞에서 말한 우리들의 조그마한 산책공간으로 들어가보면 영상 안에 인물들의 무리와 거대한 피라미드는 우리들의 무릎아래서 다가오며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혹은 거울이라는 구조에서 빠져나와 다른 세계에 모습을 들어 낸 형상은 창공에서 찍은 풍경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이 풍경의 영상은 역으로 보는 이가 목을 뒤로 제치고 올려다 봐야한다. 이 처럼 보는 이의 움직임을 유발시키면서 우리의 일반적 경험에서 나온 상식적인 시점이나 예상된 비율을 깨뜨린다. 

이 두 작가는 작품설명에서 모형(la maquette)이란 말을 강조했다. 애벌래의 움직임이나 비디오로 보여지는 선인장처럼 비율에 대한 실험적 작업을 뜻하기도 하지만 작업 실현의 한 과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그들의 작업은 결과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의 호기심과 시도의 여정을 보여주며 보는 이가 그 여정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선택과 포기 그리고 선택한 요소들의 새로운 종합, 그 새로운 종합을 통해 감각은 눈에 보이기 되며 이렇게 포착된 감각이 그들 작품 속 오브제의 구조 속에 나타난다. 형태는 만지는 눈에 호소하는 전통적이면서도 언제나 참신하다. 그리고 그 형태들과 그들이 채우는 공간사이는 이중적인 교환이 일어나는 유기체의 막 같은 것이다. 이 방향에서 저 방향으로 무언가가 통과한다. 그리고 어떠한 스토리가 끼어들려고 한다. 하지만 각각의 사물들이 말 할 스토리는 없다. 그것들은 각각의 개별적 의미보다는 총체적인 구조 안에서 상호적인 이야기다. 
둥글고 파란색을 띤 띠모양의 형태가 검은 스크린에서 움직인다. 검은 스크린에 나타나는 이러한 형태는 계속해서 그 움직임을 반복한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어떠한 드라마틱한 절정은 없다. 단지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소리만 이 움직임과 함께 할 뿐이다. 

순간적인 형태들의 새로운 조합 그리고 그들의 반복적인 형태와 움직임들은 공간을 강조하는 이러한 소리처럼 연속적으로 우리의 인식의 감각을 울린다. 그리고 그 외의 작가의 감수성은 감상자의 감수성으로 채우게 하는 것도 또 하나의 창조작업을 부추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수빈/ 독립큐레이터

작가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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