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말을 걸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3번째 아티스트 릴레이전으로 김윤선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김윤선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3개월 프로그램에 입주하여 다양한 작가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작업에 대한 다층적인 의미들을 연구하고 있다.
김윤선은 그간의 작업들을 살펴보면 캔버스에 부서진 건물 이미지, 혹은 작가의 내면과 풍경들이 뒤섞인 소재와 거친 붓질이 가미된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로 그려왔던 것에서 이번 작업들은 그와는 다른 미세한 의식을 다루는 정적인 정물을 소재로 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에 최근 김윤선은 주변의 사물들 혹은 공간을 묘사한다. 더 정확히 소개하자면 사물을 그린다기 보다 기억의 연쇄적 흔적을 찾는 드로잉화 작업들이다. 종이 캔선지에 재현된 화면은 이를 테면 김윤선식式의 포착된 사물들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 시각적 이동을 하며 ‘어떤 대상’의 소재였다가 ‘어떤 중층적 서사’, ‘유의미’, 혹은 ‘무의미’, ‘익숙한 시공간’으로 파생되며 다시 ‘어떤 그림’으로 돌아온다. 이런 시각적 이동과 감각은 김윤선식式의 사물에 대한 말 걸기로 현재의 ‘의식’을 탐닉하는 하나의 모티베이션이 되며 또 다른 회화적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다르게 이전의 회화들에서 추구했던 컬러풀한 표피적 역동성을 제거하고 오히려 정지돼 있는 공간으로의 이동은 그녀가 파괴하려던 ‘회화적 공간’에서 지속적인 들여다보기의 관찰자로서의 ‘생성적 공간’을 연출하려는 전략과도 같다. 또한 이 화면의 전략적 대상들은 그녀가 작업노트에서도 밝히듯 ‘기억의 대상’ 또는 ‘삶의 흔적’이 되기도 한다. 이는 의미로 포착된 대상이 갖는 사물성에 어떤 사건과 시간을 은유하거나 혹은 부재하는 흔적을 현재로 끌어들이는 재생의 장치들이다. 그런 지속적인 사물을 그림에 ‘개입시킴’으로써 어떤 ‘부재의 감각’을 그림 속으로 등장시켜 관찰자를 묘한 주인공으로 탄생시킨다. 또 이 작업에서 독특한 지점은 김윤선이라는 주체가 곧 대상에 관련되기 보다는 관찰하는 모든 이가 그 대상을 통해 어떤 곳으로 나아갈수 있게 만드는 다채로운 출구이자 통로임에 주목하는 것이다. 하여 이번 작업들은 그간의 김윤선을 보여줬던 김윤선식式의 현상을 제거하고 흑연의 모노톤으로 비물질적 감각의 짜임을 엮은 것으로 보이며 또한 무수한 지루한 긋기의 반복을 통해 사물에 대한 ‘말-걸기’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12월 28일까지 스튜디오 전시실에서 개최되며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아티스트 릴레이전은 2015년 3월까지 이어진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김윤선은 2007년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으로는 2013‘Leftover’, 백운갤러리, 서울, 2012'Leftover', 갤러리 이마주, 서울,‘Leftover’, 운모하_갤러리도스, 서울에서 개최했으며 그룹전으로 2010 ‘Logical digital & Emotional analogue’,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13 서울문화재단 기획 ‘바람난미술’, 서울시민청, 서울, 서울문화재단 기획 ‘바람난미술’, 여의도 IFC mall, 서울,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2 무한함의 시작, café starry, 분당, 에트로미술대상전, 백운갤러리, 서울, 2010 신진작가 전, 갤러리아쿠아, 서울, 2009 nanwoo, nanwon, 주중한국문화원, 북경2007 “Hello, Chelsea! 2007" PS35 gallery, NY, USA, 스튜디오 유닛옥션 5회, T-space, 서울, 성신회화전, 인사아트센터, 서울에서 전시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