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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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근자의 현대미술은 작가들의 창작개념을 어떤 방법론으로 여는가에 대한 문제로 시작된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매해 예술가들이 개시하는 다양한 미적 방법론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혼융과 장르간의 융복합의 결정체로 미시적인 담론에서 거시적인 담론까지 확대되어 창조적 사유로 더 넓게 우리의 삶 깊숙이 펼쳐지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1990년대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인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ere는 [감성의 분할]에서 ‘정치’와 ‘미학’의 새로운 정의와 용법을 제시하며 대중성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의 불일치를 야기시키는 사유를 전개한다. 사회 안에서 자리나 기능의 분배, 몫이나 자격의 분할 등 사회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 유지되거나 통일성 혹은 정당화 되는 ‘정치’의 전통적인 용법을 '메타-정치학meta-politic', ‘감성의 분할’로 정의하여 그간 소외되거나 제외되었던 또는 선택되어진 나머지로 배제되어 보이지 않았던 것들에 중요한 문제의식이 있음을 이식한다. 마치 정치적인 권력적 예술에 가려져 들어날 수 없었던 방법들과, 분할된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예술씬을 정치적 평등으로 해방시키고 ‘존재론적 평등ontological equality'을 사유, 분배한다는 것에서 창조적 효과다. 이는 기존의 예술적 프레임을 넘어 예술가들의 새로운 창조적 정신을 새롭게 분배하는 것에 접목되고 더 나아가 지역 안에서 섬세한 예술적 태도로서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작가들에게 맞닿는다. 작금 국내외 많은 도시들이 미술 인프라의 구축과 동시에 정보를 교류하기 위하여 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작가들에게 체계적인 아트 프로그램과 공간을 지원하여 예술가들의 아트웍을 탄탄하게 만들고 양성해 다양한 작가들이 공생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기관이며 장소이다. 지금은 이전의 스튜디오 지원사업으로 단순히 공간이 없는 신진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대여하는 곳이 아니라 작업과 전시, 네트워크, 홍보 등 창작활동에 대한 전방위적 공간이며 지원처라 할 수 있다. 이에 지역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스는 작가 개개인의 예술방식들과 스타일에 주목하게 되고 그 지역에서의 문화활동과 다양한 작업에 대한 홍보를 하게 되며 이를 토대로 다음연도의 컨텐츠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이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안에서 한 개인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것에 지원,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그 지역 안에서 예술활동과 네트워크를 함으로써 지역을 발견하고 기록하며 새로운 가치를 드러낸다는 것에서 창조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레지던시 작가들은 지역과 지역, 국과와 국가간의 상호 미치지 않았던 교류적 발상이나 어떤 정치력으로 연계되지 않았던 아이템들을 네트워크의 중요한 자원이자 인프라가 된다. 이에 전문적인 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갖춘 도시들이 문화담론의 중심에 놓이게 되고 관련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최근 몇 년간의 트렌드로 목격되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사안들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트렌드로 청주에서도 위와 같은 국내외적 흐름에 맞추어 스튜디오를 개관한 것이 사실임을 기억해야한다. 당시 청주스튜디오는 지역성을 넘어 다양한 현대적인 시각예술문화와 예술작가들을 소개함과 동시에 교류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지만 스튜디오 개관 당시 전문 레지던스를 위시한 하드웨어를 먼저 구성하고 전문 인력구성와 프로그램들이 나중에 구성되는 아이러니한 기형적 구조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실험적 산실을 위한 환경개선과 창작 프로그램을 개발, 진행하고 있어 지역 토착형 아트 레지던스로 진일보 하고 있다. 이에 개관한지 8년 동안 156명의 작가들이 상주하며 창작활동을 이어간 공간으로 풍부한 작업 성과물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퇴실 후 대형작가로 성장, 타기관의 전시와 프로젝트에서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좋은 기대주들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관에서 주도하는 스튜디오의 경직된 프로그램의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창작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전시 테마 설정과 간접적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지원하고 있어 나름의 청주스튜디오식의 예술가 바라보기의 성과이며 결실이다. 다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매해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작가전시를 이루는 ‘릴레이 개인전시’, 작가와 평론가, 전문큐레이터, 저널리스트와 함께 작품 분석을 해보는 ‘입주 작가 공동 워크숍’, 외부 전문 강사진들을 초청하여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담론을 살펴보고 정보를 제공 하는 ‘입주 작가 교육 프로그램과 세미나’ 지역민을 위한 ‘공공미술 프로그램’, 입주 작가들의 입주기간 만료시점을 맞추어 작품 성과물들을 선보이는 ‘오픈스튜디오’ 등 작가에게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청주창작스튜디오가 실험적인 시각예술의 장소로서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 예술문화공간이 적은 우리지역의 중심 문화담론에 작가들이 놓이게 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라 작가들과 지역민에게 한층 더 친밀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요즘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들과 작품을 만나고 그들의 위해 해야 할 문맥들을 집어가면서 앞으로 100년 동안은 지속될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방향키를 놓는 일에 하루하루가 분주하다. 청주가 예술가와 창작공간에 세심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 8년, 여타의 스튜디오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 청주스튜디오에서는 작가들에게 프로페셔널의 안목을 주문한다. 작가들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선 작업역량이 청주창작스튜디오에 작가 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항상 훌륭한 시스템은 인터렉티브하다. 좋은 작가가 훌륭한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에 두말할 나위 없다. 전 세계적으로 테이크아웃 되는 지역의 예술, 2015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화두이다. / 김복수 학예연구사
이글은 《2010 경기문화포럼 ‘창작스튜디오 네트워크 포럼’》에 책자에 게재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정책과 지원방향』을 골자로 다시 각색하여 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