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비평가, 큐레이터 등 외부 전문가들과 작가들 만나 작업의 다양한 면모를 풀어내고 나눠보는 어드바이져 워크숍을 통해 그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 작업에 대한 폭을 넓혔다. 이에 개인 작업에 집중하는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체류하는 동안 기존 자신의 방법론을 어떤 방법과 의미들을 새로이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실험들을 선보인다. 개별 스튜디오에서 전개하는 독특한 아이디어의 기록과 실험적인 이미지, 불완전한 예술적 의미, 모호하고 불편한 상황들을 전시장에 잠시 머무르며 그런 첨예한 문제들을 관람객과 나눈다. 이에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우리에게 현대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통해 동시대의 미감을 교류한다.
12번째 작가로 오세경의 작품을 선보인다. 몇 년간 오세경의 회화들은 어떤 허구의 사건, 자신이 연출한 허구의 현장을 취재, 각색하고 그 허구의 현장 이미지를 어떤 사건의 의미가 접목되어 파생되는 지점을 모색하는 작가다. 어떤 사건의 발단을 예감하듯 촘촘히 재현된 이 사실주의 회화가 갖는 사실적이지 않은 이미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순 덩어리인 삶의 이면과 그 속의 비릿한 주관적 퇴폐성과 연관되어 있다. 현실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과 소설의 이미지처럼 드러나는 다양한 각도의 거대한 현실은 위트와 전복, 픽션과 논픽션이 마구 섞인 의미와 방법, 사실적 재현과 비사실적 이미지로 오세경식으로 재현되어 화면에 드러난다. 이렇게 오세경은 자신의 삶에서 튀어 오르는 개인적인 사건들과 그 사건이 속한 사회의 이미지를 은유와 비틀기의 시각을 화면에 옮긴다. 어떤 정치적 사실과 힘을 우의적으로 포장하는 이미지들, 은폐된 사건의 중심이 표백된 이미지, 사회적 가치라는 기준의 모호함을 근거리의 이미지들을 은유하는 것에 반기를 든다. 오세경식의 이 차가운 빛의 흐릿한 풍경은 관념적 사회를 조롱하는 메타 변론으로 자신의 회화로 변주되거나 지속한다. 화면으로 들어가면 이미지들은 어떤 사건의 특종을 잡듯 갑자기 엄습하여 후레쉬를 터트린 사진의 이미지들을 기용하거나 사건의 거대한 동체의 기가 빠진 이미지를 묘사한다. 운명을 다한 탱크와 욕망의 감각을 훑는 하이에나의 등장, 버려진 기러기 조각, 불붙은 우체통, 교신하는 거대한 안테나 등 이 다채로운 이미지의 교차에 자신의 이야기를 내포시킨다. 오세경의 회화에 자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교복 차림의 여고생은 주술적 행동을 통한 접신, 불붙은 우산을 들고 표류하는 등 불온한 사회적 냉소에 경고를 하며 그 시스템의 오류를 조롱한다. 이렇게 오세경의 작업은 우리가 매번 커다란 사건 뒤 불신되는 거대조직에 대한 미온적 태도와 쉽게 분노하는 사회 집단에 대한 모순을 꺼내어 들여다보고 크랙을 가하는 것이다. 오세경의 끝나지 않을 사회를 바라보는 사적 메시지는 풍족하지만 암울함이 도래한 정치적, 신자본주의 시대의 이미지에 또 다른 이미지를 가격하는 메시지며, 이 무수한 생성들을 그려내어 어떤 따뜻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