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비평가, 큐레이터 등 외부 전문가들과 작가들 만나 작업의 다양한 면모를 풀어내고 나눠보는 어드바이져 워크숍을 통해 그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 작업에 대한 폭을 넓혔다. 이에 개인 작업에 집중하는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체류하는 동안 기존 자신의 방법론을 어떤 방법과 의미들을 새로이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실험들을 선보인다. 개별 스튜디오에서 전개하는 독특한 아이디어의 기록과 실험적인 이미지, 불완전한 예술적 의미, 모호하고 불편한 상황들을 전시장에 잠시 머무르며 그런 첨예한 문제들을 관람객과 나눈다. 이에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우리에게 현대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통해 동시대의 미감을 교류한다.
19번째 릴레이전시는 마티 밀러Marty Miller의 작업을 선보인다. ’틀Frames'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우리 주변 일상에 버려진 개인의 기념비적 이미지 즉 사진을 수집하고 그 사진과 틀에 관한 독특한 해석을 보여준다. 사람이 살다 떠난 온기 없는 폐허가 된 집에서 혹은 버려진 쓰레기더미에서 발견된 개인의 사진들은 마틴의 이번 작업의 화두가 된다. 마틴은 집, 가정, 사회의 연결고리를 연구하면서 그 사이의 보이지 않는 이미지들을 발견하고 들춰내는 작업들을 보여주는데, 이번 사진작업과 사운드 작업도 그러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폐허가 된 집에 남겨져 습기로 젖은 틀 속 사진은 다시 마티의 사진으로 옮겨져 기록되고, 삶에 갇힌 틀이 어떤 존재의 삶의 이미지로 발현되어 자신과 대상의 끊임없는 이어짐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채집한 타인의 사진을 탐구하면서 또 다른 삶이라는 배경을 자신의 틀에 담아내고, 그 이미지를 무한히 해석하게 하는 것이며, 버려진 기념을 다시 또 다른 기념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사진들은 다시 자신의 손으로 틀로 재조합하고 리터칭되어, 자신의 현재와 맞닿은 욕망을 은유하게 되며 자신이 보려는 것, 음미하는 것에 그 오랜 타인의 기념을 병치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한 공간과 장소에서 채집한 사진액자에서 다층적인 시간과 모호한 상황을 가늠케 하는, 또 그것이 다시 깨끗한 틀에 사진으로 탄생되어 드러나는 아이러니한 굴레를 즐기는 것이 그의 작업이며 욕망이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