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년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12기 아홉 번째 릴레이 전시로 이샛별 작가의〈녹색 에코 Green Echo〉展이 오는 2019년 1월 10일부터 1월 23일까지 1층, 2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또한 전시개막 행사는 2019년 1월 10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로비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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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숲은 공간을 교란하며 길게 목을 빼 죽음과 뒤엉킨다.
바람도 멈춘 창백한 구역.
오래된 풀들이 베어나간 자리에더 짙은 녹음이 빛을 발하면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소리 없이 탄식한다.
숲은 힘없이 굳건한 자기 이미지를 무너뜨린다.
훼손당한 녹색, 볼 수 없는 눈, 무언가를 추가해 되돌아오는 짙은 풍경.”
생명과 안식과 쉼으로 대표되는 녹색은 가장 자연스러운 색, 자연을 닮고 모방한 색, 자연과 동일시되는 색이다. 오늘날 녹색이 인간에게 쾌적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그것이 자연 그 자체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문명 속에 포섭된 자연, 곧 문명화된 자연이기 때문이다. 나의 녹색과 자연은 자본이 제공하는 나무, 숲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자연스러운 환경으로 설정하고 이 인공화원에서 시대의 자화상을 구현하기 위해 등장한다. 녹색은 우리가 태어나 맞부딪힌 운명의 세계처럼 처음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세계, 우리 삶에 피부처럼 들러붙은 가장 자연스러운 자본시스템을 은유하며 유토피아적 이미지와 이상화된 삶을 대리한다. 녹색이 자연을 넘어서는 시점의 풍경,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질적 도약의 시점인 특이점처럼 가장 자연스러운 스펙터클인 ‘녹색 자연’이 ‘자연’을 초월하는 지점의 풍경을 상상해본 다. 인물과 풍경을 통해 현실에서 배제된 장면, 현실을 초과하는 이미지, 즉 현실을 매끈하게 구성하기 위해 억압하고 삭제한 것을 상상하고 다시 구현하려는 나의 작업은 결국 ‘다른 세계’에 대한 기획이며 이는 기존의 현실을 유령처럼 존재하게 만든다. 증상이 드러나고 익숙한 세계가 이질적인 요소로 뒤덮 이는, 눈앞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현실의 숲에서 그 붕괴를 암시하는 흐느적거리는 현상을 목도하는 것, 그럴듯하게 봉합한 현실의 풍경이 균열하는 이런 순간에 대한 관찰은 전혀 다른 논리의 다양성이 넘실거리는 세계에 대한 발견일 것이다. ■ 이샛별
이샛별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학·석사를 졸업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녹색에코>(아트비트 갤러리, 서울, 2018), <녹색에코>(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대전, 2017), <가장 욕망하는 드로잉>(갤러리 담, 서울, 2016)등이 있으며, 주요 그룹전으로는 <아직 살아있다>(청주시립미술관, 청주, 2018), <경기 아카이브_지금>(경기상상캠퍼스, 수원, 2018), <우리 집은 어디인가>(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