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년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12기 아홉 번째 릴레이 전시로 클레가 작가의〈국가의 상태 State of the Nation〉展이 오는 2019년 1월 10일부터 1월 23일까지 1층 윈도우갤러리에서 개최된다. 또한 전시개막 행사는 2019년 1월 10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로비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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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상태
“누구라도 가족이나 정착된 주거 환경, 종교적 소속감이 없다 하더라도 충만한 인생을 책임지며 꾸려나갈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은 국가가 없다면 아무것도 할수 없다. 국가가 없으면 권리도 없고, 안보도 기대할 수 없으며, 유용한 직장에 다닐 기회조차 거의 없다. 조직화한 국가의 틀을 벗어나면이 지구상에서는 구제 받을 길이 없다.” - 조셉 R. 스트레이어, 근대 국가의 중세적 기원에 관하여
이 작품은 다채로운 색상을 단색 톤으로 혼합한 여러 나라의 국기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달라 보여도 정체성은 불확실하다.
색깔들은 컬러 코드로 구분할 수 있지만, 이렇게 혼합된 빛깔 속에서 색조에 따라 고유한 소리가 생겨난다. 여러 단색 톤이 균일하지 않게 섞이면서 울려 퍼지는 일종의 마이크로-송가이다. 또한, 국기 들은 EU12(1986)과 ASEAN+3 경제 그룹을 대표하는 블록으로 표현된다.
머릿속에서 헤아릴 수 있는 모든 국가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는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정치적 상호작용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소외된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 여기에 발표된 작품은 ‘국가’라는 질문에 관한 비네트(비네트(Vignette)는 한 순간이나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인물이나 아이디어, 설정 또는 대상에 대한 뚜렷한 인상을 주는 짧은 인상주의 장면을 뜻한다.)이며, 국민 의식 한계를 일컫는 여러 상징을 차별화한다. 그 차이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더는 명확하거나, 명백하거나, 확실하지 않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충성과 권리, 관습의 확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면 혼돈과 위험을 낳고 가공할 무시무시한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전 세계에 퍼져 나가기 시작한 유럽 근대 초기 국가의 “기본틀”은 점차 통일 된 법률, 전문 행정, 관할, 치안 및 언어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근대 국가는 자국의 기원과 정통성을 자국이 단독으로 통치하며 정해진 영토에 속하는 국민 집단인 ‘국가’에서 찾는다. 국가는 세금을 징수하고 조건 없는 충성을 요구 하며 국가 권력, 경제적 지위를 강화하고 국가의 제도적인 자가-보존을 보장한다. 국가 권력은 결코 온화한 개념이 아니다. ‘국가’라는 개념은 피지배층에게 일련의 상징(토템)과 의례를 통해 국가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례는 근엄하거나 축제 같은 분위기일 수도 있고, 경쟁적일 수도 있다. 모든 국제 스포츠에서 다양한 여러 집단이 상징화된 소속감을 보여주고 앞으로 맞이할 영광의 순간을 머릿속에 그리며 다른 모든 집단과 경쟁한다. 이러한 운동 경기는 국가의 정통성과 권력을 강화하고, 국가는 국가적 행사를 통해 이득을 얻고 국가 선을 구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가장한다.
과거에 식별 상징을 위한 국기와 깃발은 추상적인 국가 기호 보다는 가문의 문장을 기초로 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 혁명 관련 상징들이 출현하고 나서야 새로 고안된 국기들이 유럽에 출현했다.
이때부터, 국가는 국가와 법률에 관해 유일한 정통성을 가지는 주체가 되지만, 전쟁터에서의 최후 희생을 포함하여, 국가 기구(the state machine)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 ‘시민’은 깃발을 올리거나 국가를 연주하는 등과 같은 상징과 의례를 통해 국가와 동질감을 가지도록 교육받는다. 상징은 기억하고 동일시하기 쉽다. 존경 받는 전통과 역사, 새로운 상징을 고안하면 국가는 태곳적부터, 거의 영원하게 존재했던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비록 그 ‘차이’가 개략적 또는 피상적 이거나 허구적일 수 있지만, 일단 그 차이들이 법제화되면, 의례적으로 흥건한 피가 뿌려질 수 있다면, 그 상징들은 집단을 압도하는 강력한 마법의 힘을 얻고, 결과적으로 그 집단의 정체성은 식별되고 역사적 희생을 통해 정당화된다.
클레가는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 석사를 졸업하고, 동대학 박사학위를 수료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전(前)/후(後)>(대안공간 루프, 서울, 2018), <이방인의 눈에 비친 용마루 -‘미래는 과거를 바라보고’>(인천시립박물관, 인천, 2017), <지역적 마련>(Corner아트 스페이스, 서울, 2014)등이 있으며, 주요 그룹전으로는 <세계문자심포지아2018 : 황금사슬>(세종마을 일대, 서울, 2018), <Gujing Nature & Art Biennale 2017>(광저우, 중국, 2017), <홈리스의 도시>(아르코미술관, 서울, 2016)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