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4기 작가들의 입주기간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프로젝트는 창작스튜디오 입주를 통해서 새롭게 도출된 작가 개인의 작업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일반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번 14기 작가는 총 18명이 선정되었으며, 내년 4월까지 진행된다.■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어서와 기다렸음
2020년은 새롭기도, 익숙하기도 한 한 해였다. 팬더믹으로 대면으로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혼자 방안에 칩거 하면서도 난 어째서인지 외롭다고 느끼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며 해온 온라인 게임들, SNS 이미 나의 삶은 이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유지되는 인간관계가 주를 이루는 초연결자의 삶이다.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서 파생된 커뮤니티와 친밀감 속 새로운 교감의 방식에 대해 온라인 원주민인 난, 나의 고향에서 온택트를 맞닥뜨린 팬더믹 방랑자들을 맞이하며 새로운 관계형성의 가능성을 본다.
온라인 게임, 소통과 성장한 나는 연결망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과 그것을 담고 있는 기존 신체의 한계를 느꼈다. 초연결 사회의 정신을 담는 신체는 간극의 극복을 위해 변형되며 변화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신체와 온라인 환경 속 정신의 혼란스러운 공존은, 온라인 게임에 집착하고 치유받는 사람들의 모습인 <흑우> 회화 시리즈로, 실제 얼굴을 모르지만 캐릭터를 통해 깊은 교감을 한 온라인 게이머들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리는 <얼굴없는 게이머> 초상화 시리즈로, 살에 닿는 듯이 매일 일어나는 온라인 삶과 데이터를 사람으로 인식하는 과정을 촉각, 시각화한 <바디 필로우>
회화 시리즈 <흑우>는 바보같이 돈이나 시간을 온라인에 허비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온라인 용어이다(호구의 언어유희를 밈(MEME)화 한 이미지). 나 또한 한 마리 흑우로 끊임없이 가상의 게임에 돈과 시간 열정을 쏟아부으며 매달린다. 온라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화와 사회활동은 마치 현실의 판타지적 축소판으로 보인다. 매력적인 시각 문화와 상상력이 충돌하고 공존하는 게임과 플레이 하는 사람들의 덧없는 경쟁심리와 집착, 현실 도피를 위해 화면의 신체들은 점점 몸이 변형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더 빠져들고 변형되는 신체들을 회화로 표현한다. 도가적인 신체는 주변을 담고 있는 축소판으로서 신체를 이해한다. 화면의 인물 속 신체 장기의 도상은 어색하지만 아직은 살아있는 새로운 초연결자들의 것들을 담고 있다.
플레이어들과 많은 부분을 서로 공유 하지만 정작 얼굴을 모르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얼굴없는 게이머> 초상화 시리즈로 질문해본다. “그린헬‘이라는 생존게임에서 플레이어
입체작업은 게임이나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캐릭터, 신체 장기의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변형하여 바느질과 입체 작업을 통해 제작된다. 가상이라는 공간에서 잊히는 신체에 대한 재환기의 작업이면서 살에 닿을 정도로 필수적인 온라인 활동에 대한 이해의 수단으로 작업 된다. 결국엔 몸도 충전해야 살 수 있듯이 물질이라는 것에 아직은 연결되어있는 모습을 통해 정신이 느끼는 자유와 반대되는 신체, 그리고 둘이 절충하며 변화하는 신체를 생각해 본다.■김태연
김태연은 서울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교 석사를 졸업하였고, 영국 런던대학교 Slade School of Fine Arts 석사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그는 유동적인 육체와 정신의 다양한 관계를 회화와 입체를 이용하여 표현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무간공유>(인영 갤러리, 서울, 2019), <유미독존도>(갤러리도스, 서울, 2014), <십이지생도 2013년>(토포, 서울, 2013)등이 있으며, 주요 그룹전으로는 <4+1인칭 시점>(정부청사갤러리, 서울,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