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7기 작가들의 입주기간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입주작가 릴레이 프로젝트는 창작스튜디오 입주를 통해서 새롭게 도출된 작가 개인의 작업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일반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번 17기 작가는 총 14명이 선정되었으며, 2023년 12월까지 진행된다.■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다양한 관계 속 발생한 불안정한 감정의 기류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심 가지고 있고, 그것들을 회화 물성 실험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사람이 만나 관계를 짓는 필연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관계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하기에 상처와 불안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유기적으로 어쩔 수 없이 연결되어있다. 이렇게 얽혀있는 관계상을 캔버스와 바느질을 통해 불안을 마주하며 해결하기 위해 작업을 했다.
우리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잘 모르던 것을 아는 정보가 필요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캔버스라는 대상에 이 법칙을 적용해 보기로 한다.
잘 보이지 않았던 미지의 공간인 뒷면을 대담하게 드러내며 캔버스(천)의 앞/뒤의 정보가 혼종하는 화면을 만들었다. 이로써 보편적으로 인식하던 캔버스의 정보를 확장 시켰다. 그리고 앞/뒤 경계를 투과하는 바느질을 통해 그것 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행위 에너지에 녹여 사유 과정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바느질은 엉키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은 선율을 만들어 내며 우연과 필연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관객이 능동적 추론이 가능하도록 내면에서 발생한 감정은 추상적 행위 흔적으로 남긴다.
손으로 만져 그려진 화면에는 손바닥으로 밀어낸 면, 손가락의 흔적, 손톱의 날카로운 선이 중첩된 행위 흔적으로 남아 형태가 없이 경계를 흐리고 있다. 이는 공(空), 충(充)의 반복으로 층위를 교란하며 시각 정보의 모호함을 통해 개방성과 공시성으로 사유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렇게 완성된 작업은 감정의 해소 말고, 현상에서 벗어나 심상 변화 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수축, 팽창하고, 형상 없이 존재하기에 서정적이고 초연하게 보이기도 한다.■고우리
고우리는 건국대학교 회화과를 졸업(2013)하였고, 이후 국민대학교 미술학과 석사를 졸업(2017)하였다. 그는 다양한 관계 속 발생한 불안정한 감정의 기류와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심 가지고 있고, 그것들을 회화 물성 실험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눈에 보이지만, 손 틈새로 빠져나가는 것들》(박수근미술관, 양구, 2022), 《알 수 없는· 경계· 순간· 틈· 겉》(대안공간 눈, 수원, 2018), 《잡히지 않는 것들》(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안산, 2015)등이 있으며, 주요 그룹전으로는 《SIMA FARM》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2019), 《북구예술창작소 네트워크전》(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2019), 《S.O.S》 (경기창작센터, 안산, 2015) 《퀀텀점프》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 안산, 201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