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8기 입주작가 13명이 입주기간 내에 제작한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2024년 8월 1일부터 12월 25일까지 7회차로 나누어 진행한다. 본 전시는 릴레이 개인전 6회차로 민예은 작가의 전시 《나름 균형잡힌 곳》이다.
장소마다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다 합쳐져 동시대라 불리기 때문에 과거의 것이 현재로 오기도 하고 미래의 것이 현재로 스며들기도 한다. 어느 곳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과거로 여겨지는 것이 현재가 되고 현재가 과거가 되므로 전 세계에 펼쳐진 동시대는 보편성을 띠기가 어렵다. 실체 없이 계속 변화무쌍하고 혹은 실체만이 있다.
《나름 균형 잡힌 곳》은 서로 다른 장소와 사건들이 얽혀 만들어내는 복잡한 상황, 과거와 미래의 요소가 현재에 어떻게 스며들고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단일한 시점이 아닌, 각 지역의 고유한 맥락과 함께 연결되어 형성된다. 이로 인해 미래의 것들이 지금으로, 과거의 의미가 현재에 다시 등장하는 비선형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전시는 2024년 7월 8일에서 7월 30일 한국을 떠나 프랑스에 머물던 기간 동안 뉴스와 신문,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사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일시적 상태>(2024)는 <숨겨진 이미지>(2017)와 <말로 전달되지 않는>
(2020)의 작품 일부와 발표되지 않은 제목 미정의 작품 일부로 구성된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의미는 새로운 작품 안에서 다르게 적용된다. 높이를 다르게 조정한 <숨겨진 이미지>의 바퀴 달린 오브제는 조각을 놓는 오브제로 바뀐다. 오브제는 관객에 의해 전시장 이곳, 저곳으로 옮겨진다. <말로 전달되지 않는>에서 바닥에 놓고 관객의 움직임을 새겼던 점토는 《나름 균형 잡힌 곳》에서 사건을 기록하는 조각이 된다. 점토 조각은 주변 환경과 반응하며 지속적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작품의 모서리 중 하나로 벽과 바닥에 여러 개의 그림자 형태를 만든다. 각각의 그림자에 빛이 비쳐 특정한 장소와 때를 나타낸다.
<오전4시22분>(2024)과 <오후1시21분>는 한국과 프랑스로 이동하며 만난 하늘을 기록한 영상이다. 제목 ‘오전4시22분’과 ‘오후1시21분’은 촬영 당시 영상데이터에 입력된 시간으로 찍는 위치와 상관없이 휴대전화 설정에 따라 정해진 시간이다.
전시는 무언가로 연결되지 않고 흩어진 세계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동하는지를 질문하며, 그 과정에서 대상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민예은 작가는 이질적 문화에서 오는 모순, 불편함, 무질서, 분산, 부조화, 간섭 등의 개념에서 출발해 개별체가 가진 고유성과 개별체가 모여 만드는 특이공간을 시각화한다. 특정 구조와 배치를 통해 장소, 작품, 관객의 관계가 특정 시공간에서 일정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사라지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