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18기 입주작가 13명이 입주기간 내에 제작한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2024년 8월 1일부터 12월 25일까지 7회차로 나누어 진행한다. 본 전시는 릴레이 개인전6회차로 서연진 작가의 전시 《흰색 배경에 고립된 빨간 사과나무》이다.
전시 제목인 《흰색 배경에 고립된 빨간 사과나무》는 생성형 AI 이미지를 생성할 때 사용하는 명령어인 '프롬프트(prompt)'와 스톡 이미지 검색 키워드의 형식을 빌려왔다. 여기서 '흰색 배경에 고립된'은 'Isolate on a white background' 표현으로, 윤곽선이 따져 있는 피사체 이미지를 필요로 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전시 공간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든 면이 흰색 페인트로 뒤덮여 있다. 이 공간 안에 관객과 작품이 채워지는 모습과 포토샵에서 배경 레이어를 설정하고 이미지를 합성하는 흐름의 유사점을 발견하고, 공간을 하나의 배경 레이어로 설정하고자 한다. 그래서 '흰색 배경'은 화이트 큐브 전시 공간을, '고립된 빨간 사과나무'는 그 안을 채우는 형형색색의 작품을 나타낸다.
일상에서 디지털 속성을 지닌 것들을 탐색한다. 이모지(Emoi)와 같은 외관을 가진 물체, 주변 환경과 분리되어 합성 사진처럼 보이는 순간, 나노 단위로 조작된 식품 등이 그 예시이다. 이러한 사물들은 대개 매끄러운 질감, 대칭 구조, 반복적인 패턴, 선명한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아날로그 현실과 스크린 사이를 원활하게 이동하기 위한 미적 전략으로 활용된다. 일상을 이루는 이미지 중 조건에 부합하는 것들을 탐색하고, 수집된 이미지는 다양한 매체의 조합으로 재구성한다. 2D, 3D, 모니터, AR 등이 하나로 맞붙은 조각은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혼종적인 존재로 다가온다. 작가는 이것이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은
이러한 혼종화된 경험은 현대인의 신체 인식 방식을 확장함과 동시에 새로운 감각적 반응을 이끌어낸다.
작가 서연진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소셜미디어를 부유하는 매끄럽고, 아름다운, 클라이막스에 있다고 여겨지는 이미지들을 주요 시각적 소재로 삼는다. 완벽한 매끄러움을 추구하며 무질서, 역겨움, 더러움이 지워진 곳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심미적 현실도피를 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