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2014년 제8기 입주작가들의 릴레이 전시를 개최한다. 전체 스튜디오 입주작가 홍보를 위한 프로모션 전시로서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워크숍을 실시하고 작업과 프로세스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이끌어낸 성과보고전이다. 그간 릴레이전시는 독특한 작가들의 아이템으로 가득했으며 스튜디오라는 공간에서 펼친 독특한 실험의 결과들로 작가들의 창작성의 본보기로 인식되어온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중요 프로그램이다. 

 스튜디오 일층에서 선보이는 고정원작가는 그간 오래된 간판을 해석하여 간판에 쓰인 글자를 하나씩 재조립한다. 작업 과정에서 발생되는 글자의 조합들은 그가 만들어낸 간판위에 다시 쓰여 어떤 무의미의 텍스트적 성격과 간판이라는 홍보문구로 관람객에게 독특한 선전의 효과로 전달된다. 또한 고정원의 작업 중 중요하게 작동되는 미덕은 오랜 시간이 흐른 간판 또는 안내판 등 수공적인 아이디어 예찬론자로서 손때 묻은 향수적 풍물을 자신의 작업 속에 적극 차용한다는 것이다. 집안의 가업에서 영향을 받은 간판작업은 간판을 뜯어내고 해체한 뒤 그 위에 사용 할 문구를 변용하여 보여주는 것으로 당대의 가벼운 텍스트가 가져온 시간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것에서 더더욱 알뜰한 신선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작업‘OLD & NOW'라는 영문의 대문자 작업에서 느껴지는 아귀가 맞지 않는 문구는 다양한 한글의 디자인을 재조합해서 구성한 작업이다. 올드와 현재의 자연스레 이어진 시간을 텍스트의 트릭과 부정합의 조합으로 인하여 우리 삶속에 내재해 있는 아이러니를 이번 간판 텍스트작업에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또 고정원의 간판 작업은 일상에서 버려지거나 소비되는 일회적인 현대성, 간판 속에서 찾는 도시의 이데올로기, 정치성 등 새로운 풍경에 대한 불일치의 현장을 그만의 아이디어로 해석함에 따라 배치가 가져오는 미감을 보여줄 것이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고정원 Go Jung Won의 작업은 작가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중 ‘간판 프로젝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보고 배우게 된 간판일의 연장선으로 흉물로 취급되는 도시의 오래된 간판들을 새로운 간판으로 교체해 주어 그 과정을 사진과 텍스트, 드로잉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는 충남대학교 회화과를 졸업 후 주로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 청주의 아트스페이스 이드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대전과 청주, 서울에서 여러 단체전을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