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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GJU MUSEUM OF ART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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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유정 Eom Yu Jeong : 아라우카리아 ARAUCARIA Eom Yujeong : ARAUC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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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명 엄유정 Eom Yu Jeong
  • 전시기간 2019-12-19 ~ 2019-12-29
  • 전시장소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F + 윈도우 갤러리
  • 작품수 20점
  • 관람료 0원

전시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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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년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13기 여섯 번째 릴레이 전시로 엄유정 작가의 『아라우카리아 ARAUCARIA』展이 오는 2019년 12월 19일부터 12월 29일 까지 2층 전시실과 윈도우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또한 전시개막 행사는 2019년 12월 19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로비에서 진행된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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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아이슬란드 남부 빙하의 형태를 기록하며 나의 생활 주변에서 유사한 대상을 다시 찾아보고 싶었다. 

이듬해 2017년 1월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서해 바다가 얼었다는 보도를 우연히 보았고

대부도에 찾아가 얼어붙은 해빙을 그리게 되었다. 그 계기를 시작으로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기적인 자연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게 되었다.

 

지난 2-3년간 주변 환경에서 다양한 식물과 파도의 움직임을 수집했다.
2019년에는 국립 생태원, 국립 수목원, 미동산 수목원, 제주 중문, 속초 고성, 양양의 바다,
부천 식물원, 서울의 한강 일대를 여러 번 방문했고 그곳에서 발견한 다양한 자연의 형태를 기록했다.
모아온 풍경들은 대부분 우연히 포착한 자연물의 정지된 움직임에 대한 것들이었는데,
이는 특정 대상을 설명하는 역할보다는, 내가 찾고자 하는 추상적 형태를 암시하는 막연한 아이디어 같은 것이었다.

 

여러 곳에서 수집한 이미지들은 신기하게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부서지고 흔들리는 생명의 형태, 자연의 기이하고 뒤틀린 움직임,
계획되지 않은 그러나 단단한 리듬을 가진 것들.
그것은 내게 유연하고 연약한 동시에 기하학적으로 완벽하게 느껴졌다.
나는 이 불완전하고 아름다운 형태를 회화로 가져가보고 싶었다.

 

이곳에서 나는 크게 아라우카리아, 덤불, 그리고 둥근 잎 식물을 그렸다.
이들을 공통적으로 묶으려 하기보다는 먼저 각 대상을 하나의 독립된 개성을 가진 개체로 바라보고 싶었다.
저마다 어울릴 회화적 방식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표현 방법을 시도하게 되었다.
크게 각 대상마다 드러나는 선, 부피감, 그리고 원의 특성을 고려하며 작업 했는데 (LINE,VOLUME,CIRCLE)
세 가지로 분류구조로 나누었지만 사실 작업과정에서 이들은 서로의 영향을 주고 받으며 나아갔던 것 같다.

 

어떤 대상은 평평한 평면 위를 얇은 실루엣처럼 떠있기도 하고 (LINE / Araucaria)
어떤 대상은 그 평면적인 특징과 깊이감을 동시에 포함시키거나 (VOLUME / Leaves)
작업 과정에서 대상의 아웃라인에 따라 배경 색이 여러 번 바뀌기도 했다. (CIRCLE / Leaves)

 

선, 색의 교차, 붓질의 속도, 물감의 두께, 묘사의 정도, 배경의 깊이에 대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이러한 수많은 우연적인 요소들 사이에서 적절하고 유용한 감각을 찾아내는 것 같았고
도출되는 선, 색에 의존하여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는 과정에서 가보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며 헤매기도 했다.
어떤 그림은 완성을 지나쳐 결국 되돌아오지 못했는데, 그때는 새로운 완성의 기준을 설정하여 다시 그렸다.
완성된 그림과 완성된 전시란 무엇일까 생각했다.
작업 과정에서 시도했던, 보여지지 못하고 사라진 수많은 이미지들은 완성이 아니었을까.
지금 보이는 완성이라는 것 또한 현재의 괜찮은 지점에서 잠시 멈춰 선 상태가 아닐까.

 

어쩌면 나는 스스로 익숙하거나 관습적으로 그려나가던 방식을 벗어나기 위해,  
낯선 형태를 가진, 새로운 매개의 대상들을 끊임없이 수집해오고 있던 것일지 모른다.
이러한 대상은 내게 습관적인 그리기를 이탈하게 하고 새로운 지침이 되어서
나를 다시 날선 눈의 상태로 건네준다. 수많은 완성의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준다.
자연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아마도 그 형태 안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해방감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가장 적절한 그 완성의 지점을 찾을 때까지 나는 불완전하지만 스스로 인지하는 감각에 의존해야 한다.
미궁 속에서도 스스로 이 그림은 결국은 근사하게 완성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려간다.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인 것 같다. 멈추게 되는 가장 좋은 지점을 찾기 전까지는.
대상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그 대상의 고유한 형태가 가지는 힘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그려낼 수 있으면 좋겠다.

작가소개

엄유정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2009)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소쇼룸 X 엄유정>(소쇼룸, 서울, 2017), <사막 나무늘보 빵 사람과 같은 것들>(갤러리 팩토리 , 서울, 2016), (카타갤러리, 도쿄, 2016), (공간사일삼, 서울, 2014), (스톤앤워터, 석수프로젝트, 안양, 2009)등이 있으며, 주요 그룹전으로는 (디뮤지엄, 서울, 2019), <초상과 회화, 예술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팩토리투, 서울, 2018), <인덱스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8), <아시아 쿨라 쿨라-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 2관, 광주, 2016), <오늘의 살롱>(커먼센터, 서울, 2015)등이 있다. 아이슬란드 리스투스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참여(2013)한 바 있으며, 주요 선정으로는 “인사미술공간 시각예술분야 작가워크샵 선정”(아르코, 2015), “시각예술부분 개인전 지원작가 선정”(서울문화재단, 2014), “문래예술공장 MEET PROJECT 개인전 지원작가 선정”(서울문화재단, 2014)등이 있다.

 

부대행사

2019년 12월 19일 목요일 오후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