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기획 체험미술전 – 우리 모두 나무!>展은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청주에 위치한 시각장애인생활시설 광화원에 소속된 시각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운영한 <2015-2016 광화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기획된 전시이다.
<2015-2016 광화원 프로젝트>는 대청호미술관의 교육프로그램 일환으로 출발했지만, 단순히 시각장애아동들에게 시각을 가르치기 위해 ‘교육’과 ‘미술치료’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보다 미술관에서의 시각적 경험 빈도가 부족한 시각장애아동들과 예술가가 미술을 통해 소통의 고리를 찾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각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다양한 사고의 확장을 위해 기획되었다. 따라서 <2015 교육리서치 - 광화원 파일럿 프로젝트> 와 <2016 광화원 프로젝트 – 우리모두나무!> 로 구성된 이번 프로젝트는 ‘리서치 – 체험 – 전시’ 순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하였다. 이에 리서치 프로그램은 청주맹학교와 광화원에 직접 찾아가 리서치와 파일럿 프로그램, 심층인터뷰 등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2016년은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단순한 시각장애인 미술체험에서 그치지 않게, 광화원에 소속된 아이들과 ‘나무’라는 주제로 2017년 전시를 위해 예술가와 아동이 합동작품을 제작하였다.
다양한 나무들이 서로 연결되어 숲을 이루듯이 우리는 모두 나무이다.
1전시실 <춤추는 나무>는 <2015-2016 광화원 프로젝트>의 교사로 활동한 ‘culture-project 말하는 귀’의 설치작품이다. ‘말하는 귀’는 회화, 조각, 설치 등 시각예술가들이 결성한 프로젝트팀으로써 이선미, 이자연 작가의 공동으로 제작한 이번 작품은 아이들과 함께 공동작품으로 제작하고 활동한 ‘관계형성놀이’와 ‘꿈꾸는 가지’의 확장판이다. 얇고 가느다란 줄이 서로 엮이고 꼬여서 하나의 굵은 동아줄을 형성해, 나무의 뿌리 혹은 가지도 될 수 있는 끈들이 모두 연결되는 ‘관계의 뿌리’를 관람객들이 직접 촉각으로 만지고 느끼면서, 보이지 않는 세밀한 망으로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에서의 주요 주제는 ‘하나의 개체이자 전체가 하나의 숲’이라는 것이다.
2전시실 <광화원 아이들>에서는 <2016 광화원 프로젝트-우리모두나무!>에 참여한 이상민, 이도훈, 이정현, 이정명 학생의 활동작품이 전시되어있다. 2016년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말하는 귀 이자연, 이선미 작가, 광화원 교사 이선미 선생님과 학생들이 대청호미술관에 방문하여 체험 활동을 진행하였다. <2015 광화원 리서치>가 시각장애아동에 대한 만남이었다면, <2016 광화원 프로젝트>는 ‘광화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사는 4명의 아이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함께 소통하면서 새로운 표현과 감각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그들만의 숲이 형성되었다.
3전시실은 <2016 광화원 프로젝트>의 한 꼭지 프로그램이었던, 상상정원 프로그램을 확장하여, 김유석, 박유진 작가의 미디어 및 체험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섹션은 상상정원에 참여했던 일반관람객, 그리고 이번 전시에 방문할 관람객들이 시각에 대한 편견을 깨고, 감각에 대한 다양한 사고를 공유하도록 기획되었다.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김유석 작가의 작품 <시선>은 관객의 시선과 다른 시점에 있는 카메라로 마치 나뭇가지들이 마치 나무인 것처럼 크게 보이게 만들어 숲과 같은 느낌을 대형 벽면에 투사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참여자가 직접 나뭇가지를 꽂고나 옮기는 행위로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카메라의 움직임과 각도에 따른 왜곡되는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보는 시각에 대한 확장과 오류를 재해석한다. 박유진 작가는 프로젝트 공간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실로 만들어 관람객에 그 안에서 일정 시간을 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보는 활동인 손의 감각으로 시각을 느끼는 <감촉으로 보기> 체험을 운영한다.
미술관과 광화원 그리고 시각예술가의 만남으로 출발한 <우리 모두 나무!>展이 관람객에게 시각예술에 대한 다양성을 공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리서치 초반 당시, 광화원에 대한 충분한 사전정보의 부족과 시각장애인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오해와 편견으로 약간의 어려움을 안고 시작했다. 그 껍데기들을 벗겨내고 비워낸 뒤에야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광화원 아이들과 예술가가 함께 키워낸 나무와 숲이 관람객도 우리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고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대청호미술관
culture-project ‘말하는 귀’
말하는 귀는 예술적인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실험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며 ‘나’와 ‘너’가 같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을 기본정신으로 하는 팀이다. 예술이란 말하는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경계 없는 감각을 통한 세계에 대한 이해와 표현 행위라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자 하며 함께 이야기 하고 과정을 통해 즐기는 것을 추구한다.
작가소개
이선미
이선미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 학사졸업, 프랑스 브쟝송미술학교 순수조형예술석사 졸업 후 현재는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살아감과 떠나감이 엮여있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나약하고 비참한 존재들이 공존하는 거리에서 위태로운 여행을 하는 나의 모습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설치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술관, 학교 등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및 진행하며‘ 말하는 귀’에서 활동 하고 있다.
이자연
이자연 작가는 서원대학교 조소전공 학사 및 경희대 조소전공 석사를 졸업하였다. 최근에 ‘인간에 내재된 불안에 대한 요소’를 자연 이미지와 결합하여 날카롭게 표현하는 작업에서 그동안 밖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심리적 고요를 표현하는 입체 설치미술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대학강사,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으로 미술관 수업을 하고 있으며, ‘말하는 귀’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유석
김유석작가는 숭실대 미디어학부 학사 및 미디어콘텐츠 전공 석사졸업 후 현재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주로 빛, 움직임, 소리를 주재료로 사람들에게 경험을 제공하고자 인터렉티브 아트, 영상미디어작업을 해왔다. 현재는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작품보다는 작업을 통해 관객이 간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을 느끼게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공생명, 집단지성 등에 관심이 많으며 그를 위한 순수한 무작위성이 가지는 자연패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박유진
박유진 작가는 충북대학교 조소학사 졸업 후, 점과 선의 반복적인 드로잉과 유기적인 형태의 입체를 통해 마치 증식하듯 확장된 세계를 구축하는 주로 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청주에서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