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용 작가는 각기 다른 환경과 장소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돌들과 혼합소재와의 조합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서술한다.〈마르지 않는 샘〉〈부화를 꿈꾸다〉〈대지에서 돋아난 아름다움〉〈성숙된 미학〉〈은빛 유영〉등을 통해 작가는 돌의 조형적 가능성을 이상적으로 형상화시키고, 관자의 공감을 획득하고자 한다. 〈마르지 않는 샘〉은 우리 전통사회에서 삶의 원천이자 모든 이들의 소통의 장(場)이었던 우물을 다루었다. 메마른 개인주의와 삭막한 목적지향이 시대적 산물로 당연시되고, 구조 속에 안착되어가는 듯한 현(現)사회에 대한 아쉬움이다. 〈부화를 꿈꾸다〉는 모든 잠재된 가능성을 상징한다. 이 비정형의 물체는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형태를 취함으로써, 곧 일어날 어떤 새로운 변환을 예고하며, 묘한 호기심 내지 긴장감을 자극시킨다. 이 작업들은 그가 이제까지 일관되게 추구해온 ‘소통’의 지류를 확장시키는 것이요, 조형을 통해 자신이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의 지평을 넓히려는데 기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