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교수는 여러 재료에 칠에 응용한 작업을 해왔다. 청대淸代 침소안沈紹安이 처음 시작했다는 탈태脫胎칠기에서부터 목태木胎칠기, 점토를 소재로 성형하여 1차 혹은 유약을 바르고 2차 소성 후 마포를 바르고 칠을 하는 와태瓦胎칠기나 도태陶胎칠기, 소지로 대나무 · 싸리 · 인초 등으로 엮은 후 표면이나 내부에 한지나 마포를 발라 작업하는 람태藍胎칠기 등을 두루 작업했다. 여기에 원색감의 바탕색을 바르고 그 위에 금박金箔 · 백금박 · 자개 · 계란껍질 · 칠가루㓼粉 등등 갖은 장식성을 추구하였다. 이 작업들은 조선시대 일반적 전통에서 조금 벗어난 듯하지만 이처럼 실험적이며, 감각적인 작업을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내적기량을 넓혀왔다. 백일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목심칠기와 건칠기乾漆器 작업을 선보인다. 다양한 목재질감과 더불어 그 질감이 제공하는 선線과 면面을 살린 자연스러운 형태, 문양, 색감은 그가 이제껏 추구했던 화려한 장식성과 현저히 차별된다. 건강상의 이유로 컬러풀한 작업이 힘에 부친다는 백일교수의 하소연은 이제까지 추구해온 칠작업에 한층 밀도 깊은 접근에 대한 역설적 변辯처럼 들린다. 그간 틈틈이 해온 작품들과 신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칠을 향한 백일교수의 외길 여정, 중간 점검이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공예미술 전공 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전국 기능 경기 대회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 광주시전, 전남도전, 무등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공예대전 심사위원 역임 중앙 공예가회 회원 한국 공예가회 회원 한ㆍ일 현대 칠예가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