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주 작가는 꽃의 형상 위에 점, 줄무늬와 같은 다양한 패턴들을 채워나가며 하나의 덩어리를 오랜 노동의 시간을 통해 조화롭게 완성시켜 나간다. 그 덩어리는 작가 내면의 무한한 움직임과 욕망이다. 끈임없이 반복된 구성들의 결합체는 살아있는 유기적인 생명체처럼 보여지며, 이렇게 생성되는 꽃의 형상 속에는 작가 자신의 내면에서 오랫동안 응축된 강력한 충동적 에너지가 잠재적으로 담고 있다.
공지영 작가는 수지로 만든 모조식물로 그림자와 실물이 반전된 식물의 형상을 만든다. 그녀의 반전된 식물들은 일상이라는 틀 안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인간들의 한 모습을 비유하고자 한다. 빛에 의해 생성된 회색의 음영은, 빛이 어느 방향에서 떨어지더라도 형태가 조금변할 뿐 원래의 사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그림자와 반전된 조형물을 만들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면서도 또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식물을 통하여 표현한다.
최민솔 작가는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는 장소를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에만 의존하여 그려나간다. 그녀의 ‘식물원의 기억’은 식물원이라는 장소에 다녀온 뒤에 남아있는 기억의 잔상을 그 때의 감정과 느낌과 함께 재구성하여 작가의 경험과 결합된 새로운 장소로 표현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