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은 직지의 고장인 청주의 도시 문화를 담아낸 <겹으로 형으로> 텍스트 아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2 청주 직지문화제’ 연계 전시로 문자와 종이를 활용하여 투각이나 쌓는 방식에 의한 입체감 있는 형상물을 구현해 내는 오윤석, 전광영, 최연우 작가가 참여한다.
오늘날 ‘직지’ 인쇄 문화를 이어받은 ‘텍스트’는 정보전달 매체이지만 때로는 장식성을 지닌 디자인 요소들로 조형물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텍스트’에 대한 다양한 현대적 해석과 그 표현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겹으로 형으로> 전은 현대미술의 묘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윤석은 장지에 한자와 그림이 어우러진 고전을 바탕으로 그 모양을 칼을 이용해 파내고 오리는 즉 ‘칼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칼로 오려내는 작업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들로 마치 수행하듯 이미지와 텍스트를 한땀 한땀 오려내어 평면이지만 평면이 아닌 제3의 입체물을 만든다. 반복적으로 여러 장을 중첩 시킨 작품들은 빛의 투과를 통해 흔적을 남기고 다시 한번 그림자 중첩의 효과를 가져와 평면이라는 회화의 틀을 벗어난 실험적인 작품으로 완성된다.
전광영은 한국을 상징하는 재료인 ‘한지’를 이용한 ‘집합’ 시리즈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다. 한약 봉지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삼각기둥을 한지로 섬세하게 싸고 묶은 오브제들은 한 화면에 일정한 패턴으로 재배열하여 작가만의 독특한 집합체를 형상화하는 입체 회화가 완성된다. 작가가 재료로 사용하는 한지는 옛날신문, 장부, 이름 모를 가족의 족보 등 서민들의 삶이 깃든 옛 고서들로 그 안에 새겨진 얼이 담긴 텍스트들이 작가의 손을 거쳐 현대미술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최연우는 신문이나 잡지 등 텍스트가 수록된 정보 매체지를 나선형의 띠처럼 연결하는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10cm 내외로 말아 접기를 반복한 신문은 레진과 파란색의 염색 과정을 거쳐 더 이상 텍스로 정보를 전달하는 신문이 아닌 무수한 작은 신문의 원형 막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작품이 된다. 겹겹이 쌓여진 신문의 수 천개의 구멍을 들여다보면 작가가 거주했던 브루클린의 보카드 거리와 논현로 양재천의 풍경 이미지가 비로소 읽혀진다. 작가는 의미가 말소되어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는 신문을 이용해 인간이 경험할 수 없는 다차원 세계를 작품으로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