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진의 동양화 읽는 법에 보면 지필묵이 동양화의 여러 우의적 특성을 만들었다는 공적 때문에 한국 동향화에 규정적 요소로도 작용했음이라. 화육법畵六法은 기운생동, 골법용필, 수류부채, 경영위치, 전이모사가 있다. 그만큼 6법 중 기운생동과 골법용필을 중요시 했다 한다. 먹이 중요한 색료의 하나인 것은 유현 한 색깔과 묵유오채 함축적 의미 탓도 있다. 먹과 붓은 농담을 내는 데에 있어서 어떤 도구의 추종도 불허한다. 이 먹은 모필과 화선지를 통하여서 비로소 먹으로서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때 거기서 오묘한 묵향이 나온다. 이 단 한 번에 쓰고 그리는 단 붓질은 예술 전체적 이념보다는 개성을, 기복성 보다는 조형성의 전제가 발휘 되어야 하겠다. 작가 자신의 충동이 아닌 즐겨서 먹물 자체의 흐름과 질감을 무게감 있게 쳐서 중후한 멋과 자유로움 속에 기이한 형상을 볼 수 있도록 거침없는 유희로 마음껏 붓질 해 본다. 강렬하고도 속도감 있는 선이 지나가면서 자연을 나름대로 치다보면 위험한 유희인 듯 붓질사이가 뭉개지고 풀어지는 비백 선으로 만끽 할 때 강약에서 나오는 먹의 흐름에서 단 붓질의 막힘이 없는 무애를 보여주고 싶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 심사위원 지숙자
지숙자 (地淑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