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움킬 수 없는 저편으로
언제나 몸 가뿐하게 훨훨 날아가는 바람의 결일러나
환하게 드러내고 웃지 못하는 겸연쩍은 눈높이
그래, 항상 그랬지 뭐
온갖 장난 귓전을 달콤하게 한다 하여도
너는 단 한 번도 마음으로 감추어 담은 적이 없었으니
아직은 범치 못했을 몸일진대
일부러 날지 않는 새의 눈으로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의 양 끝을 잡고
가슴 한복판 고요한 빛의 한 흐름으로
오롯이 먼 곳을 그리는
참답게 환한 그림
우은정 시집 <바람의 결에 바람으로 서서>에 수록된 "창"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