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첩첩산중》은 ‘존재’와 ‘겹’에 대한 개념을 켜켜이 쌓여있는 산의 형태를 통해 보여주는 전시이다. 그림으로 그려진 풍경 속에는 인간이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산’의 ‘형태(shape)’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연결한 ‘상상의 형태’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또한 고정되지 않은 이미지로서 존재한 ‘산’이 겹겹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림과 함께 등장하는 비디오 작업은 작가의 관심사인 ‘사생하기’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를 보여준다. ‘사생’을 하는, 혹은 ‘사생’을 준비하는 ‘수행적’ 과정은 사생을 위해 구현된 오브제와 공간, 그리고 사생의 결과물인 그림과 함께 그 과정이 비디오로 기록된다. 완성된 결과물을 통해 과정을 어렴풋이 유추하던 메커니즘에서 벗어나 ‘사생’의 과정을 보며 그림이 그려진 연유를 알게 되는 방식은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듯 비디오가 그림을 그리고 그림이 비디오를 만지는 형식적 실험으로서 작동한다.